본문 바로가기
삶은 여행/제주도

제주 올레길3코스 1박2일동안 물집잡힌 발꾸락과의 사투

by 삶은 여행 2013. 9. 6.

올레길 2코스 종점이자 3코스 출발점 온평포구 인근입니다. 이때 3코스 초입에서 최소한 한시간 이상 정도 쉬었어야 했습니다. ㅠㅠ 그래야지 올레길 3코스를 편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마땅히 쉴만한 곳도 보이지 않고 식당도 보이지 않아 그냥 걷기로 합니다. 사전에 인터넷 정보에 의하면 3, 4코스는 중간에 쉴 만한 곳이 없다는 정보는 있었지만 그래도 구멍가게 정도는 있을 줄 알았습니다. ㅠ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제주의 명물 한치? 오징어인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봅니다.


어느 게스트하우스 담벼락의 글들입니다. 글꼴이 재미있어 담았습니다. 요기를 지나면서 슬슬 걱정이 됩니다. 인터넷의 정보가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곳을 지나면 중산간으로 진입하면 아무것도 없다.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정말 걱정은 현실로 다가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올레길 2코스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함께 걸어온 부부분께서 지나가시면서 한말씀 하십니다. 중간에 민가들이 있고 통오름 오르기 전에 펜션이 하나 있으니 그곳에서 쉬면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가라고 하시네요.^^ 일단 대답은 하고 다시 한번 더 망설입니다. 계속 갈것인가? 말것인가? ㅎㅎ


ㅎ어찌어찌 고민을 하다가 뭐 죽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사는 곳이 있으니 먹을 물 정도는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3코스 중산간도로를 지나갑니다. 다행히 중산간도로를 지나자 말자 농장이 하나 있었고 그곳에서 물을 공급받습니다.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수도꼭지에서 그냥 물을 받습니다.


ㅎ 동네를 지나면서 개도 한마리 보고요.. 쫌 엉그주춤 서 있네요 ㅋㅋ


마을로 들어서니 게스트하우스 안내문이 이곳저곳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도저히 안되면 쉬었다 가자라고 마음을 먹으며 천천히 정말 천천히 걸어갑니다.


작은 도랑은 물이 하나도 흐르지 않습니다. 배도 고파오기 시작합니다. 목도 마르고요... 얼음물이 그립습니다.

이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고 물통두개를 다 비웠습니다. 그리고 초콜렛바 하나와 영양갱 하나를 후다닥 먹어버립니다.

조금 쉬기는 했지만 몸은 많이 힘든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늘은 정말 좋습니다. 햇볕도 짱짱하게 비추고요, 목은 말라오고 쉴 곳은 없습니다.


ㅎ어찌 어찌 마을로 들어섭니다. 이곳에서 주민분들께 부탁해서 물도 마시고 그냥 누워서 잠이 들어버립니다. ㅠㅠ GPS트랙 정보를 보니 40분 정도 쉬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꽤 많이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컨디션이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3코스 통오름 입구까지 1코스 말미에 있는 시드게스트하우스에서부터 약 25KM를 걸었습니다. 초반에 출발하면서 지나치게 체력을 많이 소비했습니다. 3코스 들어서면서 한시간을 쉬었고 걸은 거리는 약 7KM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통오름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4시 16분경입니다. 1시 28분경에 통과했으니 3시간 50분 정도 걸렸으며, 이중 70분 정도를 쉬었다고 GPS로그에 잡혀 있습니다. 많이 쉬고 그냥 그냥 조금은 빨리 걸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걸은 시간은 2시간 40분 정도 됩니다. 그래도 아침부터 25KM를 걸었으니 많이 무리를 한 듯 합니다. ㅠㅠ

도저히 물집상태로나 체력상태로 더 이상 걷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여 '버스정류장 게스트하우스'로 긴급 SOS를 칩니다.

픽업 요청!!!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처음에 전화받으시더니만 통오름과 독자봉 올라갔다가 김영갑 갤러리까지 보고 다시 연락하라 하십니다. ㅠㅠ 저 불가능해요, 픽업가능하시면 픽업해주세요 ....




버스정류장게스트하우스 - 이미지 출처 구글이미지- 게스트하우스는 너무 귀챦고 피곤해서 사진을 직접찍지 못하여 구글이미지에서 퍼옵니다.

버스정류장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고 커피한잔 마시고 쉽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일정을 다시 검토해 보자고 하십니다. 그날 저녁에 이런저런 이야기 과정에 3코스 후반부와 4코스 초반에 있는 샤인빌리조트까지만 걸어보라고 하십니다.

좋은 의견입니다. 저도 그렇게 하는 것이 3코스를 걸어보고는 현명하다고 판단합니다. 나머지 구간은 다음번에 걷기로 합니다.



- 올레길여행으로 제주에 온지 3일째 되는 날입니다. 첫날은 저녁비행기를 타고와서 성산 오조리에 있는 시드게스트하우스까지 도착하였고 둘째날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걷기 시작한 둘째날입니다. 아침을 버스정류장게스트하우스에서 먹고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서 이것저것 보면서 사진도 찍고 사진에 대한 영감도 받고 나왔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버스정류장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권고하신 3코스 하반부와 4코스를 걷기로 하고 길을 나섭니다.


-비가 그치고 나니 하늘이 또 너무 좋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더위에 지칩니다. 물집 생긴것에 대하여 임시조치를 취했지만 계속해서 물집은 커지고 다른 발꾸락에까지 번져가고 있습니다.


처음 제주에 왔을때 가장 궁금해 했던 받 가운데의 돌담입니다. 그게 무덤인줄 처음에 어떻게 알았을까요? 당연히 몰랐습니다. ㅎㅎ 그런데 아무도 가려쳐주지 않아서 물어봤더니 무덤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무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저렇게 무덤주위로 돌담을 쌓아 놓았겠지요. 말들이 무덤위로 올라가서 풀을 뜯어먹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김영갑선생님의 영향을 잠깐 받아서 사진을 3:2가 아니라 주제를 중심으로 잘랐습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시는 닭의 장풀입니다. 올레길을 걸으면 이런 풀가의 흔한 풀도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이런 시간이 참 좋습니다.


올레 이정표도 멈추어서서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누가 생각해 냈는지 정말 재미있는 이정표라고 생각합니다.


3코스 후반부도 이런 밭담길을 하염없이 걸어가게 됩니다.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만들면 직선으로 만들어 놓았을텐데 예전 그대로의 길에 시멘트 포장만 하였기에 더 걷기에 좋습니다. 물론 흙으로 되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이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에게는 많이 불편할 것입니다.



제주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농작물 피해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비가와서 농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랙트?로 지나갔던 라인이 패턴이 느낌이 좋았습니다. - 김영갑 선생님의 사진에도 이런류의 사진이 한장 있었습니다. 그래서 따라해봅니다. -


세로 사진도 한장 찍어봅니다. 그리고 좌우를 트리밍 했습니다.


또 밭입니다. 밭 중간에 돌무더기가 있어서 담았습니다.


신풍신천바다목장입니다. 정말 시원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나무도 멀리있고 언더과 하늘이 하나로 보입니다. 목장과 바다와 말을 함께 담지는 못하였지만 이번 올레여행중에 남은 감동입니다.


정말 시원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발꾸락은 아직도 물집이 잡혀 있어 잔디밭임에도 불구하고 걷기는 매우 불편합니다.


바다목장의 잔디밭과 바다와 하늘이 참 보기에 시원하고 좋습니다.


제주의 바람이 얼마나 심한지 바다목장끝에서 나가는 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 모두 육지로 휘어져 있습니다. 제주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신천리 소나무숲길 전체를 사진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우짜 사진이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몇장의 사진이 사진기를 들고 다니다가 설정들이 바뀌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찍힌 사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사진의 모든 설정을 초기화 하고 다시 사진을 찍으니 제대로 나오기는 하는 것을 보니 사진기의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신천리 소나무숲입니다. 따가운 밭담길을 걷다가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니 정말 시원합니다.


- 신천리 소나무 숲길을 나오니 정말 반가운 나들가게가 나옵니다. 음료수 한병 사서 한꺼번에 해결하고 왼쪽 들마루에서 신발벗고 양말벗고 신발깔장 벗겨내고 쉽니다. GPS 정보를 보니 34분 정도를 쉬었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지금까지 6.23km로 나옵니다.


-나들가게에서 충분히 쉬고 3코스 종착점이 표선해변까지 왔습니다. 3코스 종점과 4코스 출발점 사진은 또 사진기 설정이 이상하게 되어서 거의 하얗게 나왔서 겨우 형태만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편집합니다.


-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이 추천하신 4코스 샤인빌리조트까지 걸을까 말까 하는 고민 전혀 안했습니다. 오늘은 더 이상 걷기는 불가하다. 굉장히 빠른 선택을 합니다. 발꾸락 물집의 고통이 이만저만 심한게 아닙니다. 오늘은 게스트하우스도 포기합니다.

서귀포로 나가서 모텔에서 자기로 결정을 합니다.

여기까지 GPS 정보에 의하면 오후 1시 40분경에 도착을 했습니다. 사실 표선해변 경찰서에서 올레길 표시 찾느라고 10여분을 이곳 저곳 두리번 거렸습니다. 해변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표시는 도로변에 있었습니다.


표선사거리까지 택시타고 가서 응급약을 구매하고 점심으로 오천원짜리 고기국수 먹고 서귀포로 향합니다. 서귀포까지는 버스타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