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이천시 300mm 가까이 내린 비 천재지변? 사후복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전부일까?

삶은 여행 2013. 7. 23. 13:34

제가 살고 있는 이천에 2013년 7월 22일 이천시에 국지성 집중호우로 300mm에 가까운 비가 내렸고 언론보도에 따르면 3명이 사망하는 수해가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그 동안 이천시는 천혜의 혜택을 받은 땅으로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지역으로  소문이 날 정도로 살기 좋은 동네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상황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천재지변에 가까운 재해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천재지변이기 때문에 인력으로 도저히 어떻게 할 수 가 없다라고 하는 것은 책임회피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책임회피성 천재지변은 MB정권에서 발생한 서울시 침수와 관련하는 2010년 추석에 광화문 일대가 침수되자 이에 대하여 MB의 ‘불가항력’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는 당시 “지금처럼 비가 오면 어떤 도시도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1998년부터 상습침수위험지역으로 지정된 강남역 일대는 올해는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집중호우로 피해는 있었지만 예년처럼 심각하게 침수되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예년과 다르게 침수가 되지 않은 이유는 지난 5월에  1만 5000t 규모의 빗물 저류조를 조성했고 이 빗물 저류조에 집중호우로 내린 비를 임시 저장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도심내 대규모 저류시설의 설치로 도심의 집중호우의 피해를 예방한 사례는 일본의 도쿄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도는 2005년까지 총 54만톤의 지하 저류시설은 만들었는데 이 시설로 인하여 저류조를 설치하기 전에 시간당 47mm만 내려도 가옥 3천여 채가 침수되었지만, 설치이후에는 시간당 57mm의 폭우에도 46가구만 침수되었다고 합니다.

올해 이천의 집중호우의 피해로 인한 인명사고는 산사태에 의한 것이지만 출근시간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인하여 이천시내 지역의 저지대 역시 물이 빠지지 않아 출근 차량들이 지체가 되고 일부는 도로에 잠겨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제가 확인한 곳만 해도 부발읍 무촌리에서 복하2교로 넘어가는 저지대 도로의 침수, 근로자 복지회관 입구 도로 침수, 갈산동 삼거리 침수, 이천교육지원청 앞 도로 침수, 송정동으로 넘어가는 아리삼거리 침수, 구 세무서 사거리 침수 등입니다. 모두 이천시내의 주요한 교차로 지점이며, 이곳의 침수는 배수가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도심 규모가 더 커지고 건물이 더 들어서게 되면 지금처럼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고 장마철에는 늘 상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재도 이천시내의 주요한 하천인 ‘복하천’에서는 하천정비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복하천을 정비한다고 해서 집중호우로 인한 비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복하천의 정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 이천지역에서 일어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상황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걸맞는 집중호우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농촌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한 주민교육과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도시권역 저지대의 침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위 사진은 이천시내 권에서 증포동, 백사면 방면으로 가기 위하여 꼭 지나야만 하는 이천교육지원청 앞 도로입니다. 증포사거리에서 교통통제가 이루어지면 저를 포함한 많은 차량들이 이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운전자 스스로 이곳을 지나갈지 말지를 알아서 결정해야 합니다.


 

당연히 출근시간에 늦지 않게 우산을 쓰고 계시는 시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진입을 하려다가 침수된 것으로 보이는 침수된 차량이 보입니다. 저 역시 우산을 쓰고 계시는 분이 이곳은 지나갈 수 없다는 권고의 말에 차를 돌려서 나왔습니다. 차량진입 방지를 위하여 침수된 곳에 계시는 저 분의 안전이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아마도 관계기관의 사람이었다면 저 침수된 지역 안쪽에 들어가서 출입차단을 위한 줄을 매달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당연히 우산을 쓰고 계시는 분이 계시는 곳에다가 진입금지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했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이천시 아리사거리입니다. 아직은 통행이 되고 있는 침수된 사거리를 지나기 위하여 차량이 이리저리 엉켜 있습니다. 일부 차량은 신호대기를 위하여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크고 작은 사고의 위험과 침수의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도 통제를 하거나 교통정리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운전자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지나갈지 말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오늘도 이천에는 비가 새벽부터 줄기차게 내리고 있습니다.

이천이 자랑하는 서희 장군은 전쟁을 하지 않고 외교를 통하여 영토를 회복했습니다. 피해가 발생한 다음에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지방자치 단체의 행정이 아닐까요?